인스타, 스레드, 뉴스레터 등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은 허상이고 말이나 글로 표현되었을 때 비로소 실체를 가지게 된다는 것.
이번 학기에 학교로 돌아온 후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며, 학기 초에 여러 사람들과 커피챗 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주제에 대해 내 생각을 반복적으로 말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그 주제들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생각이 좀 정리되고, 선명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들이 다시 흐려지는 것 같아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이렇게 기록해 놓은 생각들 또한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들도 많은 변화를 거쳐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 그래도 이렇게 중간중간 스냅샷을 찍어 놓으면, 나중에 봤을 때 재밌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
늘 생각해 오던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 정확히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바꾸는 것.
‘구글링’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겼을 정도로 검색 엔진은 사람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모습을 바꾸었고,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의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위대한 기업들이 만든 제품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바꾸면서 ‘일상’을 재정의 했다. 제일 최근에는 틱톡과 Chat GPT가 그러한 것 같고.
수많은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보았지만 결국 내가 가장 가슴이 뛰는 사례들은 모두 이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은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누릴 수 없었던 가치를 만들어 내었고, 그렇게 더해진 가치는 다음 세대에서는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대부분 큰 기술의 흐름과 같이 왔던 것 같다.
흔히들 말하는 PC,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etc
새로운 기술은 이전까지 가능하지 않았던 것을 가능하게 했고, 이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가치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더해진 가치를 누리는 새로운 삶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며 일상이 되고, 세상은 바뀌게 된다.
이런 의식의 흐름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제는 ai가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AI 시대에 가능해진 것들
ai 열풍이 분 후, 나도 다양한 gpt wrapper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보았고, 한두개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들어 보기도 하였다.
이제 돌아보니 모두 ai 콘텐츠, 정확히는 ‘ai 시대에 가능해진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만드려는 시도들 이었다.
그럼 ai 시대에 가능해진 새로운 콘텐츠란 어떤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ai 시대에 새롭게 나올 수 있는 콘텐츠는 결국, ai를 활용한 아예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이거나 기존 포맷의 콘텐츠에서 생산 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아져 생긴 공급들이라고 생각한다.
전자의 경우는 캐릭터 챗이 대표적이고, 후자는 초개인화 뉴스레터 같은 서비스 들이 될 것 같다.
사실 궁극적으로는 전자도 후자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이 흐름은 ‘생성형’ ai로 인해 촉발 되었고, ‘생성’에 드는 코스트의 극단적인 절감으로 내용적인 측면이나 형식적인 측면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시는 트럼프가 쇼미더머니에서 랩하는 영상, 스톰트루퍼 vlog이다. 결국 콘텐츠의 구현에 드는 코스트가1 극단적으로 줄어 들면서, 콘텐츠화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 졌고, 새로이 열린 이 영역에서 누가 먼저 과감하게 상상력을 펼치고 실행하냐가 중요함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주로 ‘개인화’, ‘인터랙티브’, ‘실시간’ 등의 키워드로 반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주로 게임에 많이 반영이 되는 것 같다2.
개인적으로 이러한 맥락에서 ai로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로 가치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꽂혀 있는 키워드는 엔드투엔드 생성.
기존에 인간이 콘텐츠의 워크플로우에 결합되어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툴들도 지금은 가치가 있겠지만, 결국 아예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ai가 콘텐츠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생성’ 코스트의 변화인데, 이 부분에서 사람이 끼는 순간 병목이 되기 때문.
그리고 이렇게 과감한 개념을 제안하는 것이 이미 시장에 있는 거대한 플레이어들과 싸울 수 있게 하는 지점이라고도 생각한다.
ai 시대에 “스타트업이” 만들어야 하는 것
요즘 ai로 무언가 한다고 하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질문 같다.
“그거 Chat GPT가 하면?”, “구글이 그거 한다고 하면?”3
개인적으로는 조금 뻔한 질문이라고도 생각한다. 대답은 당연히 “우린 망한다.”이다.
구글이나 oai 같은 ai 테크 거인들이 우리 같은 작은 팀들의 서비스를 하나 잡고 조지려(?) 한다면, 그들이 가진 자원의 1%라도 쏟아부어도 당연히 상대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에 해당될 수 있는 서비스가 족히 1000가지는 있을 것이고, 그들이 1000가지의 서비스를 모두 하나씩 잡고 만들지 않을 뿐더러, 그렇게 한다면 그 상대가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
차라리 그들에게는 그런 수천 수만개의 스타트업들에게 api 비용을 받아 가면서 ai 서비스 생태계의 성장과 그들의 성장을 얼라인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1000개가 아니라 몇개의 서비스들에게는 얘기가 다를 수도 있다. chat gpt, gemini의 업데이트 한번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나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 샘 올트만도 이러한 부분에 일견 동의하며, “무슨 무슨 챗봇” 류는 하지 말라고 언급한 바 있다.4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려 하면 “openai killed my startup”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바로 다음에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부분 정도는 피하는게 좋지 않을까도 싶다.
요즘은 마치 스마트폰 초기의 앱 열풍처럼 “ai for ~”, “ai agent for ~“ 들이 나오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진짜 가치를 만들어낸 팀들만 남을 것 같다. 단순히 ai 만 붙여서 하입에 올라타려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현상이 버블이 될테고, 정말 이 새로운 기술로 창출할 수 있는 의미있는 가치를 찾아낸 팀들에게는 next big thing이 될테니.
개인적으로는 ai로 인해 가능해질 가치들에 관심이 많은데, 단기적으로는 이미 존재하던 수요들을 기술의 도움으로 한단계 위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고(비용 혹은 퀄리티 측면에서), 더 나아가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가치들도 인간이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 부분이 진짜 흥미로운 일이 생기는 지점이지 않을까.
실제로 트럼프를 섭외하거나, 디즈니로부터 스톰트루퍼에 대한 ip를 구매해 오는 것. 혹은 어마어마한 공수를 cg에 들이는 것 등
여기도 엄청난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는데, 게임에 조예가 깊지 않아 아쉽다(?)
“그거 네이버, 카카오가 하면?”의 후손인 것 같다
https://www.ycombinator.com/library/MY-sam-altman-the-future-of-openai-chatgpt-s-origins-and-building-ai-hardw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