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미국에서 창업을 하고 싶다. 정확히는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성공적인 프로덕트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미국으로 넘어가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
사실 요즘에야 많은 사람들이 글로벌을 외치기에 이러한 말이 그렇게 특이하게 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특별히 가진 것도 없이 유독 미국을 고집하는 입장으로서, 그 이유를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다.
사실 스타트업과 창업이란 키워드 없이도 미국에서는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그게 유학이 되었던, 일을 하는 것이 되었던.
어렸을 때부터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미국의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던 편이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막연한 환상 혹은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다1. 사실 미국 콘텐츠를 많이 봐서 끌림이 생긴 것인지, 여러 콘텐츠들 중 미국의 콘텐츠가 나에게 잘 맞았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러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첫번째이고, 고등학생 때부터 공대 진학을 희망하며 보아온 수많은 실리콘벨리 테크 기업들의 이미지가 두번째로 나에게 미국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누적된 이러한 이미지들이 나에게 미국은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전 세계적인 흐름을 선도하는 원류라는 생각을 심어주게 되었다2. 그리고 언젠가는 저 본류에서 세상을 이끄는 물줄기가 만들어지고 향유되는 과정 속에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연스레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작년에 1달정도 미국을 여행하게 되었고, 내가 가졌던 환상들(뉴욕의 마천루, bay의 테크 기업들)과 현실적인 모습들(길거리를 수놓은 노숙자들과 대마 냄새 등)을 보면서 조금 더 여기에 사는 나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 볼 수 있었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이 곳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다3.
미국 배경의 콘텐츠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창업을 생각하기 전의 나에게 미국에 대한 동경을 심어 주었다면, 창업을 결심한 후에는 실리콘벨리 창업가들의 이야기가 그러한 역할을 해주었다.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 접하게되는 다양한 콘텐츠들에서 접할 수 있는 실리콘벨리의 창업가들의 이야기는 늘 가슴을 뛰게 했다. 특히나 나와 비슷한 프로필을 가진 어린 대학생들이 스타트업에 자신을 베팅하고 큰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들은 자극제가 되었다.
특히나 요즘은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보기 좋게 포장되어 콘텐츠로 공유가 많이 되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서 환상을 부풀리기에는 더할 나위 없었다.
실리콘벨리 현지의 창업가들의 스토리가 나에게 참고할만한 롤모델과 자극제가 되었다면, 내면적으로 내가 미국에서 창업을 하고 싶은 이유는 미국이란 큰 무대에서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단순히 tam이 크다던가, 벨류의 업사이드가 크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4. 그보다는 한레벨 위의 의미에서의 ‘큰 무대’이다.
창업가에게 실리콘벨리, 미국이란 축구 선수에게는 챔피언스리그 같은 곳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누구에게나 참가 자체는 열려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 있더라도. 요즘은 전세계 어디에 있는 누구라도 글로벌리 프로덕트를 런칭하고 홍보할 수 있는 세상이다, 어차피 높은 확률로 실패하는 것이 디폴트라면, 굳이 조금의 확률을 높이겠다고 다른 테이블에 앉을 이유가 있을까?5
기왕 하는거 가장 큰,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노려볼 수 있는 테이블에서 플레이 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효능감이 느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새삼 느껴지는 콘텐츠의 힘.
조금 사대주의 같다고 한다면 부정하지 않겠다.
물론 직접 정착하면서 지내봐야 알 수 있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연관이 깊긴 하다, 난 가치와 돈이 같이 흐른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